아직도 IE만 최적화된 웹사이트 쓰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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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아직도 IE만 최적화된 웹사이트 쓰시나요? 인터넷진흥원 ‘액티브X 편식 끊기’ 등 웹 호환성 개선 지원

기사입력2015-02-13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카드포인트 통합조회시스템에 구글 크롬으로 접속한뒤 포인트 조회를 클릭하면 나오는 화면. 익스플로러에 최적화해 만들었고 다른 웹브라우저로는 이용할 수 없다. <사진=카드포인트 통합조회 사이트 캡쳐>

여신금융협회가 제공하는 카드포인트 통합조회는 인터넷 웹사이트 한 곳에서 다양한 카드사의 포인트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편리한 시스템이다. 웹사이트 첫 화면은 통합조회의 이용안내, 통합조회, FAQ(주요 문의사항)으로 나눠져 있다.

화면 가운데 있는 통합조회를 클릭하는 순간, 하얀 화면이 뜨면서 “Netscape 6.0은 지원하지 않습니다”라는 팝업창이 뜨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이하 익스플로러)가 아니라 구글사의 크롬 브라우저로 접속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사용률이 높지 않지만 유럽에서는 한때 웹브라우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한 파이어폭스로 접속해도 마찬가지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웹사이트를 익스플로러에 최적화해서 개발했기 때문이다. 카드포인트 통합조회를 하려면 공인인증서를 이용해야 하는데, 공인인증서를 이용하는 프로그램이 익스플로러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액티브X 기술에 기반해서 만들어진 결과다.

문제는 이미 공인인증서를 익스플로러 외에 다른 웹브라우저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는 점이다. 다수의 은행이나 대법원 등기소 등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사이트에서 크롬이나 파이어폭스를 아무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보니, 카드포인트 통합조회 서비스의 단점이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다.

“Netscape 6.0은 지원하지 않습니다”는 안내창이 뜨는 장면은 웃지 못할 코미디다. Netscape 6.0은 2000년에 나온 웹브라우저로, 한때 유럽 등지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한 적도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별로 사용되지 않았다. 크롬이나 파이어폭스로 접속해도 엉뚱하게 15년 전 웹브라우저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안내창이 뜨는 이유는, 오래전 해외 웹사이트 팝업창에서 이용된 안내문 코드를 아무 검토 없이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웹사이트 개발 시 사용자의 편의를 생각하지 않았다는 차원을 넘어서, 아예 성의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이보다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는 웹사이트의 창이나 글씨가 깨지는 경우다. 과거에는 익스플로러 사용자 수가 압도적이어서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인터넷 사용자들의 웹브라우저 사용패턴이 다양화되면서 익스플로러 전용으로 개발된 사이트들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글로벌 웹표준 활성화 및 국내 인터넷 이용환경 개선을 위한 2015년 기업지원 사업 설명회’에서 한국 인터넷진흥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인터넷 사용자 중 PC사용자의 87.5%가 익스플로러를 사용했다. 구글 크롬이 9.26%로 뒤를 이었고, 다른 웹브라우저들의 점유율은 도토리 키 재기였다.

2014년 인터넷 사용자의 웹브라우저 사용 현황

<자료=한국인터넷진흥원>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모바일 환경에서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이 미미한 가운데, 안드로이드폰에 실린 안드로이드 브라우저의 점유율이 스마트폰 사용자 중 73.61%에 달했다. 애플의 사파리가 14.15%, 구글 크롬이 11.11% 순이었다.

태블릿PC에서는 사파리의 비중이 80.87%로 압도적이었다. 태블릿PC의 1인자인 아이패드에 사파리가 기본적으로 깔려있다보니 발생한 현상으로 보인다. 이처럼 웹사이트 이용환경이 다양화되고 이에 따라 웹브라우저도 다양하게 사용되면서, 과거 익스플로러에 최적화된 웹사이트들이 아예 이용할 수 없는 지경에 놓이게 됐다.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하는 액티브X 기술이 보안에 취약하다는 문제점도 이런 경향을 가속화시켰다. 익스플로러를 개발한 MS사가 최신버전 익스플로러에서 액티브X 기술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수시로 돌았고, 실제로 윈도우8에서는 액티브X를 지원하지 않는 IE를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인터넷진흥원은 액티브X를 쓰지 않고 다양한 웹브라우저에 표준화된 인터넷 이용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실태조사와 컨설팅, 액티브X 대체기술 도입과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오는 9월로 예정된 구글의 구형 플러그인 지원 중단에 맞춰 인터넷 이용자들의 웹브라우저 업그레이드를 확대 추진하고, 액티브X와 달리 모바일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환경도 조성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10월 확정된 HTML5 국제표준에 맞춰 웹표준 전환도 지원하고 있다.

비표준 인터넷 이용환경 개선 컨설팅 계획

<자료=한국인터넷진흥원>

글로벌 웹표준 전환 지원은 국내 100대 웹사이트 중 13개와 공공부문 2개 등 총 15개 웹사이트를 선정해 웹표준 전환 비용을 지원하고, 웹 호환성 진단과 개선 컨설팅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총 50개사를 선정해 비표준 인터넷 이용환경 개선 컨설팅을 지원할 예정이다. 액티브X 대체, 멀티 브라우저 지원 등 웹 호환성을 높이고, 솔루션 별 개선방식과 대체기술 적용방법도 안내할 예정이다. 100대 웹사이트 중 10개, 웹 표준 전환지원 대상 웹사이트 15개 외에 학교와 병원 등 생활밀착 웹사이트 15개와 중소 웹사이트 10개를 선정해 지원할 예정이다. 생활밀착형 웹사이트 컨설팅은 7월 중 예정돼 있고, 중소 웹사이트의 컨설팅은 3월부터 연중 수시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