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중 반도체 수출에 15% 수출세’ 확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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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美 ‘대중 반도체 수출에 15% 수출세’ 확대되나 백악관, 타기업 확대 시사에 위헌 논란까지 파장

기사입력2025-08-14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미 백악관이 대중 AI 반도체 수출에 부과하기로 한 15% 규모의 ‘수출세’를 다른 기업에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위헌 논란까지 겹쳐 파장이 커지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12일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수출세 논란에 대해 “관세나 벌금이 아니다”라며, “국가 전략 기술에 대한 투자 회수” 차원에서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또 “인텔, 마이크론, 퀄컴 등 다른 반도체 회사들이 중국에 유사한 칩을 계속 수출하고자 한다면, 이 모델을 다른 반도체 회사들에게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며, “이러한 시장에 진출하려는 모든 기업은 유사한 조건에 동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엔비디아와 AMD는 특정 반도체에 대한 대중 판매수익의 15%를 납부하는 내용의 합의를 트럼프 행정부와 체결했다. 합의대상 제품은 AI 반도체인 H20(엔비디아)와 MI308(AMD)이며, 지난 8일부터 해당 제품의 중국 수출허가가 재개됐다.

무역협회 미주본부가 펴낸 ‘Nvidia·AMD 對中 매출 15% 납부 합의 관련 논란 확산’ 보고서는, H20과 MI308의 연말까지 판매량을 각각 150억 달러와 8억 달러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정부에 납부될 수익은 약 20억 달러가 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이번 합의는 국가안보를 기반으로 한 수출통제에 재정수익 창출 목적이 결합된 형태”라며, “이는 지난 4월 시행된 반도체칩 대중 수출 전면금지조치가 7월 제한적 허용으로 전환된 이후 마련된 것으로 정책 일관성 논란을 촉발하고 있다”고 짚었다.

“사실상 수출세” 비판에 위헌 논란까지

지난 6일 엔비디아와 AMD는 특정 반도체에 대한 대중 판매수익의 15%를 납부하는 내용의 합의를 트럼프 행정부와 체결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는 AI용 반도체칩의 대중 수출을 전면금지한데 이어, 7월에는 중국 시장 전용 하향모델만 제한적으로 수출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최고사양은 물론 2~3번째 고사양제품도 중국에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에 판매 허가가 될 H20은 엔디디아 생산제품 중 4번째로 높은 성능을 보유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조치는 중국과의 기술격차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무협 보고서는 “전직 관료와 현지 전문가는 이번 합의를 사실상의 수출세로 평가하며, 헌법상 위헌 가능성과 국가안보 훼손 위험을 지적”했다고 짚었다.

피터 해럴 전 백악관 국제경제 선임보좌관은 헌법상 위헌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 헌법은 연방정부가 주에서 수출되는 물품에 대해 조세 또는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가 사실상 수출세여서 헌법의 금지조항에 대한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리자 토빈 전 NSC 중국담당은 수익을 대가로 한 수출허가가 국가 안보 목표를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중국 역시 “중국은 보안 우려를 제기하며 해당 품목 수입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중국사이버보안국(CAC)은 엔비디아 H20의 보안취약성, 특히 백도어 위험성을 지적하며 구매 자제를 권고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중국 국영 언론은 보안 취약성 등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칩의 자국내 생산부족으로 인해 해당품목의 시장수요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반도체칩 수요를 대체하기 힘든 상황에서, 보안 우려를 이유로 미국의 기술·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즉각 해소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번 합의는 특정기업과 특정시장(중국)을 겨냥한 정책으로, 정책·경제·안보 전영역에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국제연구기관인 힌리치 재단은 미국의 기술통제가 재정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면서, 향후 이러한 조치가 다른 전략물자에도 무제한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산업에 미칠 영향도 크다. 단기적으로 미 정부의 재정수입이 연 20억 달러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엔비디아와 AMD는 중국시장 접근을 유지함으로써 R&D 재투자 여력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수출통제의 일관성 저하는 동맹국과 글로벌 기업의 대미 신뢰약화로 이어져 공조기반 기술통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안보적 영향의 경우, “H20·MI308이 최첨단제품은 아니지만, 군사적 활용 가능성을 포함해 중국의 AI 역량 강화에 활용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AI 반도체와 같은 핵심분야 기술경쟁이 전면 수출중단에서 이익공유를 대가로 한 완화의 구조로 변할 경우, “기술통제의 실효성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 중국의 기술자립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