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실적 속여 투자자 울린 ‘뺑뺑이 무역’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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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수출실적 속여 투자자 울린 ‘뺑뺑이 무역’ 단속 부정 상장·법인 자금 편취 등 자본시장 교란 행위 엄단

기사입력2025-08-13 11:05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허위로 만든 수출 실적을 악용해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시도한 기업이 적발됐다. <이미지=관세청>

A 기업은 상품성이 없는 친환경 전지 부품을 3년간 6회에 걸쳐 홍콩으로 수출입 하면서 가격을 고가로 조작해 70여억원의 매출이 발생한 것처럼 위장했다. 게다가 허위로 만든 수출 실적을 악용해 평가기관에 매출 자료를 제공, 마치 친환경 전지 부품을 성공적으로 상용화해 수출하고 있는 것처럼 속여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시도했으며, 약 10억원의 국가보조금을 수령하고, 시중은행으로부터 무역금융대출 11억원을 편취했다.

관세청은 이처럼 수출입 실적 조작을 통한 인위적 주가 부양, 부정 상장, 투자유치, 법인 자금 편취, 보조금 부당 수령 등 자본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13일 밝혔다.

기업의 영업 실적은 외부 공시 등을 통해 대외적으로 해당 기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알려주는 지표로, 그 기반이 되는 무역 활동이 적법해야만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가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의 무역활동이 허위 혹은 인위적으로 조작된 가격으로 이뤄지는 경우, 기업가치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가 왜곡돼 선량한 투자자의 그릇된 판단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공적, 사적 자금 역시 자격 없는 기업에 부당하게 지급될 수 있다. 이는 국가재정 누수는 물론, 전반적인 국가 경쟁력 저하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국내 납품 거래에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인위적으로 끼워 넣어 사주의 개인 비자금을 만든 사례 <이미지=관세청>

무역경제범죄의 대표적인 사례는 동일물품의 수출입을 여러차례 반복해 허위 매출을 발생시키거나, 물품의 가격을 조작해 허위 매출을 발생시키는 행위다.

B사의 경우, 185억원 규모의 검진키트 공급 계약을 허위로 공시하고, 이를 이행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재고품을 밀수출하거나 가격을 고가로 왜곡해 수출했다. C사는 1500억원 대 목재 수입거래에 지배주주 장남이 소유한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끼워넣어 수입가격을 고가로 조작하고, 해외에 발생한 이익금 63억원을 편취했다.

이같은 무역경제범죄는 작년에 급속하게 증가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1년 110건(2894억원)이었던 범죄 건수는 2022년 80건(1087억원), 2023년 67건(4766억원)으로 줄었지만, 2024년에는 100건(9062억원)으로 늘었다.

관세청은 이런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수출입실적 조작 ▲사익편취 ▲공공재정 편취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출입 및 외환거래 실적 등에 대한 정보분석을 전담하는 ‘무역 악용 자본시장 교란 대응 전담 조직(TF)’을 구성하고, 자본시장에서 부당이익을 노리고 매출 허위 공시 등을 위해 수출입 실적을 조작하는 업체들을 선별해 법률 위반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단, 정당한 무역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수출입 기업들의 활동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밀한 정보분석을 통해 명백하게 혐의가 확인된 경우에만 수사에 착수하고, 범죄 성립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신속히 사건을 종결하도록 내부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수출입 실적 조작을 통한 자본시장 교란 행위는 범죄행위이고, 대내외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국가적인 해악”이라며, “엄정히 단속해 선량한 국민의 피해를 방지하고, 건전한 자본시장 생태계가 조성되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