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자 미 관세수입↑, 고율관세 고착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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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재정적자 미 관세수입↑, 고율관세 고착화 우려 제조업 재건 뒷전, 재정수입 확대만 부각 시 관세 장기화

기사입력2025-08-12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미국의 관세수입이 올해 들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수입 확대가 주목적으로 떠오르면서 고율관세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역협회 미주본부가 최근 내놓은 ‘미국 관세정책의 목표 상충과 고착화 우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미국의 관세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780억 달러)보다 2배 늘어난 1520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관세수입은 올해 2월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였고, 6월에는 지난해(76억 달러)보다 268% 확대된 280억 달러를 기록했다. 7월에는 296억 달러로 더욱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는 관세가 단순한 무역조치가 아닌 연방 조세체계 내에서 점차 의미있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또, “관세수입의 급증은 이른바 재정 중독 현상으로 이어지며 세입 구조의 왜곡과 향후 정책철회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당초 목적을 달성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애당초 관세의 목적이었던 ▲리쇼어링을 통한 제조업 재건과 ▲무역수지 개선, ▲재정 수입 확보는 구조적으로 상충되는 모순이 존재했기 때문에, 모든 목적을 한번에 달성하기는 힘들었다는 점도 이같은 판단의 근거다.

제조업 재건과 재정수입 확대, 두마리 토끼 한번에 못잡아

보고서는 “관세는 수입에 따라 세수규모가 결정되는 구조이므로, 기존의 수입을 대체·축소시키려는 리쇼어링 전략과 재정 수입 확대는 본질적으로 동시에 달성될 수 없는 정책목표”라고 설명했다. 관세 부과로 수입이 줄어들면 관세수입도 함께 감소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의 목적으로 내세운 ▲리쇼어링을 통한 제조업 재건과 ▲무역수지 개선, ▲재정 수입 확보는 구조적으로 상충되는 모순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게다가 미국 전체 수입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중간재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 제조업 원가가 상승하고 기업들의 설비투자 환경을 위축시켜 제조업 재건 목표 달성이 어려워진다는 문제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원자재에 대한 고율의 관세다. 트럼프 행정부는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력망 및 데이터센터 등 기반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고 있는데, 핵심 원자재인 구리 제품에 대해서는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구리광산은 신규개발까지 평균 17년이 소요되며, 반도체 생산시설 역시 구축하는데 수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시일 내에 공급을 국내로 전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보고서는 “이런 여건에서 고율 관세는 기반 산업의 원가 상승을 유발해 리쇼어링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이는 “산업정책과 재정정책 간 정책적 조화를 약화시키는 구조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역수지 개선과 재정수입 확보 역시 상충되는 관계다. 수출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역적자 축소를 위해 수입을 억제하면 관세 수입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제조업 재건과 무역수지 개선 역시 상충되는 관계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위협을 통해 무역적자 대상국에게 대규모 FDI투자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향후 달러 강세를 유발해 자국 수출 경쟁력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철강과 알루미늄 등 중간재에 대한 관세부과는 자동차·에너지·항공우주 등 전략산업의 비용구조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제조업 보호를 목적으로 한 관세정책이 실제로는 미국의 주요 수출산업의 경쟁력을 훼손하는 모순을 보이는 것이다.

심지어 캐나다와 멕시코산 차량에 25% 이상의 관세를 적용한 결과, “북미 전역에 분산된 생산체계에 의존해온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국경을 넘는 부품에 적용되는 고율관세로 인해 높은 비용 부담에 직면”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정치적 명분이 결합되어 관세가 단순한 무역수단이 아닌 재정적자를 보완하는 지속가능한 재정 수입원으로 인식되는 것 또한 향후 정책 수정의 가능성을 더욱 낮춘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미국이 아닌 외국이 내는 세금으로 규정하며, 관세가 자국민에게 부담되지 않는 세입원이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관세를 자국민에게 부담되지 않으면서도 감세와 재정균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이상적인 세입수단으로 제시하면서 관세의 정치적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관세를 일시적 협상수단이 아닌 장기적으로 지속될 세입기반으로 기능하도록 정책을 구조화”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의 정책 조정 가능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