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보다 위험한 피봇, 대법원 “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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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키코보다 위험한 피봇, 대법원 “적법” 하단보다 환율 떨어져도 손해 눈덩이

기사입력2014-04-07 10:58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기이코노미

피봇(Pivot) 통화옵션계약은 키코(KIKO)와 유사하게 기업과 은행이 미리 범위를 정해, 그 범위 내에서 환율이 움직이면 기업이 환차익을 얻고 반대의 경우 손해를 안도록 하는 파생금융 상품이다.

대법원은 국내 수출업체가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 등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봇 상품이 그 구조 자체에서 기업에게 불리해 보이는 부분이 있다고 해도, 그 대신 기업은 발생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환율 변동 구간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며 기업에 부당한 불리한 계약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이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국내수출업체 N사는 2007년 은행 측과 피봇 통화옵션계약을 맺었다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환율이 크게 변동하면서 손실을 입게 되자 “불공정계약 또는 사기계약으로 계약자체가 무효”라는 소를 제기했고, 1심과 2심에서 패소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9월에도 “키코 상품은 환헤지에 부합한 상품으로 불공정계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바 있다.

키코는 말 그대로 상단환율(knock-in, KI)과 하단환율(knock-out, KO)을 정해놓고, 양단 사이에 시장환율(M)이 위치할 경우 기업이 환차익을 얻도록 한 상품이다. 반면 환율이 KO 이하로 내려가면 계약이 무효화돼 위험회피 기능이 폐기되고, KI 이상으로 올라가면 통상 약정금액의 2배를 시장환율로 매입해 약정환율로 매각해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결국 KO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 시장환율에 노출돼 헤징 기능이 상실되는 것 이상의 추가위험은 없다.

피봇도 키코와 유사한 구조다. 환율(M)이 KI와 KO 사이에 존재할 때는 기업이 이익을 보지만, KI보다 높거나 KO보다 낮은 경우 피해를 본다. 다만 KO 이하로 내려갈 경우 ‘시장환율 노출’ 리스크에 더해, KI 이상으로 올라갈 경우와 같은 손해를 떠안아야 한다.

피봇 계약에서 M이 KI보다 높거나 KO보다 낮게 형성될 경우, 기업은 통상 약정금액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대적으로 비싼 값에 사서 싼 값에 팔아야 한다. M이 KI보다 상단인 경우 환율차이(M-KI)의 2배, M이 KO보다 하단일 경우에도 차이KO-M)의 2배에 해당하는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