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옳고 틀림 떠나 감정인 과실여부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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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감정’ 옳고 틀림 떠나 감정인 과실여부가 핵심 미술품 감정과 감정인의 책임 上

기사입력2015-08-16 09:30

김별다비 객원 기자 (curatorstudy@gmail.com) ㅣ다른기사보기

미술품 감정과 감정인의 책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뉴스에서 보면 유명 작가의 작품이 진짜냐 가짜냐 가지고 법정 싸움까지 가는 경우가 있죠. 그 때 보면 유명 갤러리나 옥션에서 진짜라고 했다는데 왜 안 믿고 싸우는 건지 궁금하지 않았나요? 문제는 감정인의 결과에 100% 법적 효력이 있다고 한다거나, 그 사람에게 감정 결과에 대해 책임지라고 할 수 있는지입니다.

감정이란 미술품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따지는 ‘진위감정’과 얼마정도 나갈지 가늠하는 ‘가격감정’이 있고 통상 두 전문가는 다릅니다. 위에서 본 옥션 감정전문가는 대부분 가격전문가라고 볼수 있고, 미술품 감정 협회 등은 진위 감정을 주로 하지요.

진위감정은 감정가의 안목에 의한 ‘주관적’ 진위감정과 기타 과학적 방법과 수단을 동원하는 ‘객관적인’ 진위감정이 있습니다. 통상 과학감정이 정확하다고 하는데 과학감정으로도 위작을 완벽하게 걸러낼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고도로 전문화된 사기꾼이 이중섭이나 박수근 시대에 사용되던 종이나 물감을 구해 위조품이나 모조품을 만들었을 경우가 있지요.

감정에 쓰이는 자료로는 미술가부터 현재의 소장자까지 이어진 소장자의 연속을 나타내는 역사적 기록인 ‘소장기록’이 있습니다. 소유의 연속이 이어지면 진품성을 추정합니다.(배서의 연속에 의하여 적법한 소지자가 추정되는 어음, 수표와 비슷합니다)

또한 카탈로그 레조네(catalogue raisonne)라 하여 작가의 전작을 실은 도록을 참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작품 도판, 재료, 기법, 제작시기, 소장이력, 전시이력, 참고자료 리스트, 작가 생애, 제작 당시의 개인사, 신체조건, 정신상태 등을 집대성한 것으로 외국에서는 보편화되었지만 국내 미술계에는 보기 드물다고 합니다.

감정인의 책임에 대해 위에서 잠시 살펴봤습니다. 변호사를 고용했는데 재판에서 졌다고 해서 인건비를 안주거나, 결과에 대해 책임지라고 할 수 없고, 암에 걸려 의사를 찾아갔지만 결국 병을 치료하지 못하고 죽는 경우 의사가 책임질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을 ‘수단채무’라고 합니다. 어떤 일을 최선을 다해 하는 것을 의무로 삼는 것이고, 결과에 대해서 책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감정인도 이 책임을 지는데 통상 민법상 ‘위임’계약이라고 합니다.

제680조(위임의 의의) 위임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사무의 처리를 위탁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제681조(수임인의 선관의무) 수임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한다. 제681조(수임인의 선관의무) 수임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한다.

위 조항들을 보면 감정인이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감정사무를 처리하였는지가 문제됩니다. 즉 감정이 틀렸냐 옳았냐라는 결과 자체만 가지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인에게 주의의무 위반(과실)이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엘지전자 스마트비즈니스센터 김별다비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