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숨 가쁘게 달려온 한국의 삶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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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예술을 읽다 광복 70년…숨 가쁘게 달려온 한국의 삶과 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 특별전 개최

기사입력2015-07-28 10:27

윤주희 기자 (jooheey15@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자료=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28일부터 10월11일까지 특별전을 개최한다.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이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는 분단과 한국전쟁, 산업화, 민주화 등 한국사회가 걸어온 70년 세월의 흐름을 회화, 소묘, 사진, 조각, 뉴미디어, 서예 등 다양한 미술작품 270여점을 통해 선보인다.

전시는 크게 3부로 구성됐다. 1부 ‘소란스러운’은 전쟁으로 인해 분단된 조국, 떠나온 고향과 헤어진 가족을 그리워하는 전후의 삶을 다룬다. 1부에서 주목할 만한 작가로는 이수억이 있다. 이수억은 함경남도 출신으로 일본에서 유학한 후 북한에서 미술활동을 하다가 1.4후퇴 때 월남해 미군 PX에서 초상화를 그리며 생계를 유지한 인물이다. 그는 전후 폐허가 된 도시와 여기서 살아가는 구두닦이 소년, 미군, 장애인, 양공주 등 사회의 민낯을 리얼리즘 양식으로 그려냈다.

2부 ‘뜨거운’은 1960~80년대 단기간에 이루어진 산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부정된 근대성을 극복하려는 민주화를 주제로 한다. 2부에 참여한 주요 작가로는 조춘만, 이종구, 배영환 등이 있다. 이중 배영환은 1980년대 말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독재정권에 대한 격렬한 정치적 저항과 민주화의 열망을 몸소 체험했다. 그는 회화, 영상, 설치, 조각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음울했던 시대의 저항과 회환, 상처 받은 감수성을 표현했다.

마지막 3부 ‘넘치는’은 세계화된 동시대의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삶을 보여준다. 3부에는 최정화, 니키 리(Nikki S. Lee), 박이소 등이 참여했다. 이중 박이소는 1982년 뉴욕에 건너가 익명성을 강조한 ‘박모’라는 이름으로 작가이자 비영리 갤러리 운영자로 활동했다. 그는 국내 미술 잡지에 현대미술에 관한 통찰력 있는 글들을 기고해 1990년대 이후 한국의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에서는 이민자로서의 정체성과 소통 문제를 주로 다룬 작품을 창작한 그는 1995년 귀국하면서 자기 정체성에 대한 성찰, 한국사회에 대한 비판적 이해, 소통의 불가능함 등을 다루는 작업을 했다.